조선은 1592년(선조 25)부터 1598년까지 2차에 걸쳐 임진왜란의 치욕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일본에 간 조선통신사를 일본 막부는 끔찍하게 환대했다고 합니다. 당시 도쿠가와 막부는 조선을 안심시키고, 조선과의 외교관계를 통해 그들이 왜구 해적떼가 아니라 문명도 있는 나라, 합법적인 나라임을 인정받고 싶었다지요.
많을 때는 500명이나 되는 통신사 일행을 맞이하려고 육로이동에만 25만 명의 일본인이 동원됐고, 말 800필이 징발되었습니다. 막부가 조선 통신사들의 접대비에 한 해 예산의 7%. 심지어 1711년(숙종 37년)에 간 통신사를 접대한 돈은 금 15만 2301냥으로 막부 1년 예산의 13.3%나 되었다고 하와이대학 루이스 연구원은 계산합니다. 그랬던 일본이 100년 뒤에는 조선을 침략했습니다.
참고 : “부여기마족과 왜(倭)”, 존 카터 코벨, 글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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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569. 사람의 관계와 토박이말 2006/01/19
사람의 관계를 나타내는 토박이말 중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먼저, 서로 ‘너’, ‘나’ 하고 부르며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는 ‘너나들이’라고
합니다. 또 나이 차가 조금 나지만 서로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는 ‘자치동갑’이지요.
그런가 하면 서로 겨우 낯을 아는 정도의 사이를 ‘풋낯’이라고 하며, 마치 한 몸같이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는 ‘옴살’입니다. 여자의 처지에서 사내 또는 남편을 뜻하는 ‘계집’의 상대말은 ‘남진’인데, 유부남을 토박이말로는 ‘남진아비’, 반대로 유부녀는
‘남진어미’입니다.
이밖에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고 우연히 만나서 어울려 사는 남녀 곧, 동거부부를
‘뜨게부부’라고 하는데 재미있습니다. 또 부부를 낮추어 부르는 말로 ‘가시버시’가
있는데 혼인 청첩장에 “오늘 혼인하는 저희 가시버시를 축복하여 주시옵소서”라고
하면 정감이 있지 않을까요? 이런 토박이말들을 찾아서 쓰면 좋을 일입니다.
참고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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