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 음악 중 자주 연주되는 곡에 “여민락”이란 것이 있습니다. 여민락은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는 ≪맹자≫ 한 구절과 뜻이 닿아있는 이름인데 될수록 많은 사람이 음악을 함께 즐긴다는 뜻으로 그렇게 함으로써 백성이 하나 되어 함께 좋은 풍속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여민락은《용비어천가 (龍飛御天歌)》 125장 가운데 1, 2, 3, 4장과 종장(終章)을 가사로 얹어 부르던 곡조였으나, 지금은 가사는 부르지 않고 순 기악곡으로만 연주되고 있습니다.
또 여민락은 백성을 끔찍이 사랑했던 세종임금이 온 백성과 함께 즐기자고 만든 음악으로 깊고 바르고 웅대하며 평안한 맛을 주는데 조선시대를 통하여서도 장악원 (掌樂院, 조선 궁중의 음악·춤을 관장하던 관청)의 으뜸가는 음악으로 꼽히어 왔다고 합니다. 사용되는 악기는 거문고·가야금·대금·향피리·해금·장고·좌고 등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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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843. 조선의 아름다움 백자이야기 2006/10/30
김상옥 시인은 백자에 대해 "불 속에 구워내도 얼음 같이 하얀 살결!"이라고 노래했습니다. 백자(白瓷/白磁)는 우리말 사전에 "순백색의 바탕 흙 위에 투명한 유약을 발라 구워 만든 자기. 청자에 비하여 깨끗하고 담백하며, 검소한 아름다움을 풍긴다."라고 되어 있지요. 백자는 조선을 대표하는 눈처럼 하얀 순백색의 그릇들로, 아무런 무늬가 없거나, 있어도 꾸밈이나 번잡스러움은 없습니다. 조선은 백자의 나라입니다. 백자는 바로 조선의 숨결이고, 조선을 꿰뚫는 이념인 성리학을 그릇으로 드러냈다고 합니다.
조선 백자의 독창적 아름다움으로 누구나 17세기 달항아리를 꼽으며, 그밖에 백자들은 아기의 태를 담아서 묻었던 백자태호(白磁胎壺), 문방구인 백자연적, 밥을 담는 그릇인 백자반합, 죽은 사람의 경력을 적어서 넣어 무덤에 같이 묻은 묘지합(墓誌盒)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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