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장도(銀粧刀)’는 주머니 속에 넣거나 옷고름에 늘 차고 다니는 칼집이 있는 작은 칼을 말합니다. 은장도를 차는 풍습은 고려가 원나라에 복속한 뒤부터 시작되어 조선시대에는 널리 퍼졌습니다. 보통은 여성들이 호신용으로 차고 다녔습니다만 원래는 남녀 구분없이 평복에 차는 노리개의 하나였지요.
특히 은장도는 중국에 사절단으로 가는 사행원들이 일종의 국경검문소인 책문 (柵門)에서 통관 절차를 집행하는 봉성장군(鳳城將軍)과 그 아래 사람들에게 주는 뇌물로 많이 쓰였지요. 또 사행원과 직접 접촉하는 북경 숙소의 제독(提督)이나 예부(禮部)의 관리들이 사적으로 많이 요구하였답니다. 금과 은은 당시 존비귀천을 가리는 기준이 되었기에 누구나 욕심을 냈고 그래서 사행원들은 고마움을 표하는 예물이나 뇌물의 용도로 자주 썼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배가 아프면 어머니께서 “엄마 손은 약손, ~ 배는 똥배”라고 하시면서 배를 쓰다듬어 주셨고, 그러면 감쪽같이 배가 나았던 적이 있습니다. 많은 민간요법이 근거가 없다고도 하지만 이 ‘엄마 손은 약손’은 그 효과를 현대 의학에서도 인정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위나 장이 약한 사람들에게 배 부위를 둥글게 마사지하면 내장이 자극돼 장운동이 활발해져 자연스럽게 장이 좋아지면서 아픔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배가 아픈 까닭 중 많은 경우는 찬 음식을 많이 먹고, 장이 차가워져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때문입니다. 이럴 때 손으로 배를 쓰다듬는 것은 배를 따뜻하게 해 소화를 돕습니다. 또 의학자들은 이 ‘엄마 손은 약손’이 플라시보 효과(심리적 약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면서 그에 대한 기대심리로 병을 낫게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