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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바람 막는 문풍지

마감된 자료-------/플래닛에있던글

by 자청비 2009. 2. 1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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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바람 막으려 온 밤을 통째로 우는 문풍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009. 02. 12.
 
 

 

 

          서양식 문은 한치의 틈도 없이 꼭 들어맞아 열쇠구멍으로 들여다보고, 한옥의
          문은 꼭 잘 닫아도 틈이 조금 벌어져 문틈으로 들여다 본다고 합니다. 문은
          경계입니다. 만약에 틈이 없다면 문은 닫히는 순간 벽과 하나가 되고 바깥세상과
          차단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우리 겨레는 문과 벽 사이에 얼마간의 틈을 두었고 그
          덕에 세상에서 유일하게 문풍지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신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황소바람을 막으려고 문짝 주변을 돌아가며 문풍지(門風紙)를 붙였던
          것입니다.

 

          우리 한옥의 문은 꽉 조이는 무미건조함과 단절을 거부하고 문에 발랐던 창호지와
          문풍지를 통해서 융통성 그리고 자연과의 소통을 원했던 것입니다. 박두규 시인은
          <문풍지>라는 시에서 “폭풍한설에 풍경소리마저 얼어붙은 겨울 산사에서 온 밤을
          통째로 우는 건 문풍지뿐이다.”라고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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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1253. 오호! 통제라! 숭례문 죽음이여!  2008/02/12

          

          그제 밤 우리는 우리의 자존심 숭례문 전소를 보았습니다. 불이 타 처참하게
          쏟아져 내리는 서까래와 기왓장을 보면서 많은 이가 가슴을 쳤을 것입니다. 어찌
          이런 참담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말입니까? 저는 어제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많은 시민은 6·25전쟁에도 말짱했던 숭례문이 이렇게 허망하게 죽음을 맞을 수
          있느냐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일본 도쿄에서 문화운동을 펴는 교포 조영숙 씨는 이 소식을 접하고 "이게 내
          조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구나 싶어 미칠 지경입니다.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대한민국은 고쳐나가야 하나…. 우리 국민이 고쳐나가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긴 있나? (중략) 우리가 이러면 안 되겠죠……. 우리가 이러면…. 나라를 잃었을
          때도 힘을 내어 싸우신 순국선열 분들께 죄짓는 거겠죠."라는 글을 보내왔습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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