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22일) 저녁 6시 99.1MHz 국악방송을 들어주십시오. 제가 우리 문화의 대강을 소개합니다. 이 시간만 들어도 우리 문화를 부쩍 알게 될 것입니다.
입춘이 봄의 시작이라지만 봄은 아무래도 우수와 경칩으로 시작됩니다. 우수는 24절기 중 두 번째로 올해는 2월 18일이었고, 경칩은 24절기의 세 번째로 올해는 3월 5일입니다. 이 우수∙경칩을 맞아 이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봄에 대해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말 '봄'의 말밑(어원)에 대해서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불의 옛말 '블' (火)과 오다의 명사형 '옴'(來)이 합쳐진 '블+옴'에서 'ᄅ' 받침이 떨어져 나가면서 '봄'이 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말 봄의 의미는 따뜻한 불의 온기가 다가옴을 가리킨다고 말합니다. 이제 동장군은 물러가고 드디어 불의 온기 곧 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종요로운 것은 자연만이 아닌 내 마음 안에 훈훈한 온기가 살아나야 하지요. 그래서 내 마음에 이미 봄이 왔다고 스스로 다독거려 봄은 어떨까요?
“우리는 누룽지를 잃었습니다. 대신 라면과 일회용 반짝 문화를 얻었습니다. 우리는 푸른 들판과 개구리 소년들과 메뚜기떼들을 잃었습니다. 대신 골프장과 환경공해라는 세기말의 공용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이태리 가구와 프랑스제 향수와 미국 영화, 그리고 마침내는 인터넷도 얻었습니다. 대신 반만년 백의민족의 얼을 송두리째 내주었습니다. 지금 조선팔도에서는 새로운 문화식민 통치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는 냉장고와 세탁기와 전자오븐을 얻었습니다. 대신 앞치마에 밴 엄마 냄새를 잃었습니다.”
위 글은 이관희님의 책 “꽃과 여인을 노래할 수 없는 시대”에 나오는 글입니다. 이관희님이 외치는 것처럼 우리는 편함과 화려함을 얻은 대신 우리의 얼과 겨레문화는 송두리째 잃어버렸는지 모릅니다. 우리에게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것을 이제라도 다시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