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들머리에는 정이품 벼슬을 받은 소나무 곧 “정이품송”이 있죠. 그런데 정이품송은 이제 늙은 데다가 눈 피해 때문에 그 웅장한 모습을 잃어갑니다. 그래서 국립산림과학원은 그 후손을 얻으려고 지난 2001년 이 나무와 강원도 삼척 준경릉 (濬慶陵. 조선 태조 5대 조의 묘)의 나이 95살 된 소나무를 인공교배시켜 정이품송의 자식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정이품송의 원래 정실부인인 이웃 마을 서원리의 정부인소나무를 놔두고 첩실을 얻었다는 비난이 일었죠. 그래서 충북산림환경연구원은 뒤늦게 2002년 정부인소나무와 지각결혼식을 치러 후손 나무를 만들었습니다. 소나무는 땅 위에서 크게 두 갈래로 갈라져 자란 것이면 암소나무로 불리는데 정부인소나무는 땅위 80cm에서 갈라졌습니다. 또 가지가 낮고 풍성하게 퍼져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조선 여인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정부인소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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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686. 봄비 뒤에 우후죽순 자라는 죽순 2006/05/19
죽순(竹筍)은 대나무의 땅속줄기 마디에서 돋아나는 어린순을 말합니다. 우후죽순 (雨後竹筍)이라는 말처럼 봄비가 촉촉이 온 이후에 쑥쑥 자라는 죽순은 그 맛이 부드럽고 순해 선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죽순 맛을 못 잊은 평양감사가 한겨울에 죽순을 구해오라는 명령을 내리자 하인들이 대바구니를 삶아 올렸다는 이야기가 있다지요.
죽순으로 만드는 음식은 죽순나물, 죽순물김치, 죽순냉채, 죽순회, 죽순구이, 죽순장아찌, 죽순주, 무죽순말이 따위가 있습니다. 통통하고 껍질에 솜털이 많고 이삭 끝이 노란 것, 뿌리 사마귀는 작고 검지 않은 것을 고르는 것이 죽순을 제대로 고르는 법입니다. 죽순은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예방에 좋은 음식이지만 평소 설사를 자주 하거나 몸이 찬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죽순에는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 좋고, 대장암을 예방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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