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은 대한제국을 세우면서 황제의 나라에 걸맞는 새로운 도장을 만들었습니다. 이때 만든 국새와 어보는 대한국새(大韓國璽), 황제시새(皇帝之璽), 황제지보 (皇帝之寶), 칙명지보(勅命之寶), 제고지보(制誥之寶), 시명지보(施命之寶) 총 9과입니다. 이 가운데 “대한국새”만이 외교문서에 사용하는 공식적 국새이고 다른 인장들은 모두 국내용 행정문서에 사용되는 어보이지요.
이 밖에도 “황제어새(皇帝御璽)”라는 비밀국새가 있습니다. 최근 서울 국립
고궁박물관에서 재미교포로부터 사들인 이 국새는 당시 만들었던 기록이 보이지 않지만, 국사편찬위원회 소장 유리필름에 실물의 모습과, 당시 고종이 서구열강에 보낸 친서에 찍혀진 사례가 다수 남아 있다고 합니다. 대한제국은 풍전등화와 같은 운명 앞에서 공식적인 도장을 쓸 수 없었지만 이 황제어새는 고종이 비밀리에 쓴 국새로서 역사적 가치가 큽니다.
===========================================================================
(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688. ‘대나무 가을’을 아십니까? 2006/05/21
오늘은 24절기의 여덟 번째 절기로 만물이 점차 자라서 가득 찬다(滿)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소만(小滿)입니다. 이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는데 가을보리를 거두고, 이른 모내기를 하며, 밭농사의 김매기 등을 하게 됩니다. 이때 즐겨 먹는 냉잇국은 시절음식으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또 죽순(竹筍)을 따다 고추장이나
양념에 살짝 묻혀 먹기도 하며, 보리도 익어 밀과 더불어 여름철 주식을 대표하게
됩니다.
온 천지가 푸름으로 뒤덮였지만 대나무만큼은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하게 됩니다. 이는 새롭게 탄생하는 죽순에 자기의 영양분을 공급해주었기 때문인데 마치 어미가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어린 자식을 온 정성으로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봄의 누래진 대나무를 가리켜 '대나무 가을(죽추:竹秋)이라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