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자로 이룬 문자혁명 훈민정음≫ 지은이 김슬옹 박사는 훈민정음은 물론 세종의 홀로 작품이지만 창제와 초기 보급에 큰 공적을 남긴 사람들도 있다고 말합니다. 먼저 정인지·최항·박팽년·신숙주·성삼문·강희안·이개·이선로 여덟 사람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집필한 공동 저자들입니다. 세종의 뜻을 이어 거의 완벽하게 풀이한 문자 해설서를 펴냈지요.
또 문종과 수양대군(세조), 정의공주는 창제 과정에서 많은 공로를 세웠습니다. 문종은 책임연구원 구실로 큰일을 하였고, 수양대군은 언문으로 번역하고 집필하는 일과 언문 관련 책 보급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지요. 정의공주는 세종의 둘째 딸로 정사(正史)에는 없지만 야사(夜史)나 정의공주 남편 쪽 족보 등에 의하면 창제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합니다. 이 밖에도 반대 상소 때문에 창제 과정과 그 당시 시대적 갈등, 세종의 생각 등이 잘 드러나게 한 최만리도 어떤면에서는 숨은 공로자라고 김 박사는 말합니다.
북한 사람들은 어떤 영화를 좋아할까요? 창간 5주년을 맞은 통일 전문잡지 <민족21> 5월호에는 “코믹한 사랑이야기는 남북 모두에게 인기”라는 영화평론가 이명자씨의 글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남한의 “그녀를 믿지 마세요.”와 북한의 “옥류풍경”을 비교합니다.
“옥류풍경”은 지난 2000년에 나온 북한 영화로 빙상 무용선수와 옥류관 요리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입니다. 북한에서 빙상 무용선수는 예술가로서 존경을 받는 직업이지만 남자요리사는 ‘국수총각’이니 ‘국수쟁이’니 하는 말로 보듯이 별 볼일 없는 직업으로 인식됩니다. 이 직업에 관련된 갈등과 순애 작은아버지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는 사랑이야기라고 합니다. 이명자씨는 “옥류풍경”이 “그녀를 믿지 마세요.”와는 다른 감정구조를 가지지만 남북한 사람들 모두 코믹한 사랑이야기를 좋아한다는 예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