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간(木簡)은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에 대나무로 된 죽간(竹簡)과 함께 글자를 기록하려고 썼던 목편(木片) 곧 나무 조각입니다. 1975년 경주 안압지에서 처음 발견된 목간은 지금까지 400점 가까이 나왔습니다. 목간은 보통 나무를 너비 약 3cm, 길이 약 20∼50cm, 두께 3mm 정도의 긴 판자모양으로 잘라 거기에 먹으로 글을 썼지요.
그렇지만, 목간 가운데는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출토된 남근 모양의 백제 목간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목간은 일본 목간 연구의 권위자인 히라카와 미나미 국립역사민족박물관 교수가 고대 일본 왕실 제사 의식물의 원형이라고도 말합니다. 또 김영욱 서울시립대 교수는 “2002년 백제의 옛 도읍인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발굴된 6세기께 목간 글자를 분석한 결과 ‘저이’(猪耳)란 한자어가 돼지란 뜻의 백제 고유어 ‘돝+△ㅣ’, 곧 ‘도치’를 향찰로 표현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한복의 저고리를 보면 몸판과 팔이 붙는 자리가 있는데 이를 ‘진동’이라고 합니다. 특히 한복의 진동은 평면재단을 하여 직선이 됩니다. 그러면 가슴과 어깨 사이에 주름이 잡히고 넉넉해져 몸을 편하게 해줍니다. 그런데 이 주름이 보기 싫다고 서양옷처럼 입체재단을 하여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몸쪽으로 파내어, 주름이 없는 저고리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한 술 더 떠 어깨에서 가슴으로 바느질 선(다트)을 넣어 가슴이 돋보이도록 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한복의 철학과는 다른 것입니다. 한복은 넉넉하게 하여 몸을 편하게 하고, 몸을 가려주는 옷인데 서양옷처럼 몸을 드러내고 몸을 조이는 옷이 된다면 이미 한복으로서의 가치는 사라진 결과일 것입니다. 몸을 드러내려면 서양옷이 훨씬 효과적이며, 굳이 한복을 입을 까닭이 없는 것입니다. 아무리 디자인이 뛰어나도 한복답지 않다면 좋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