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일어나 안장 위에 가슴 대고 네 활개를 펴네 / 마치 술 취한 사람에게 차인 바둑판 다리가 하늘을 향하듯 / 문득 허리 펴고 팔 높이 들어 휘저으니” 이는 다산 정약용의 <연융대의 마상재>라는 한시 일부입니다. 마상재(馬上才)는 말 위에서 재주를 부리는 것으로 조선시대 최고의 마상무예라고 하지요. 마상재의 종목에는 말의 옆구리에 숨어 날아오는 적의 화살을 피하는 등리장신(鐙裏藏身)이 있는데 이성계가 적장의 창을 이 재주로 피했다고 합니다. 그 밖의 재주로는 좌우초마 (左右超馬), 마상도립(馬上倒立) 등도 있습니다.
또 일본에 갔던 조선통신사 호위무관들이 마상재를 뽐내 왜인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고 하지요. 그래서 일본 최고위직인 간바쿠(関白, かんぱく)가 떠나가는 통신사 일행을 붙잡고 '부디 다음 사행 때에도 마상재 하는 사람을 꼭 데려오십시오!'라고 간곡한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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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992. 지금은 잊혀져가는 칡소와 우리 토종 소들 2007/03/29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정지용의 "향수" 한 구절입니다. 이 ‘얼룩배기 황소’란 호랑이도 물리친다는 "칡소"를 말하는데 털 색깔이 갈색에 가깝고, 호랑이처럼 등줄기에서 배 부위로 검은 띠의 털이 있는데 마치 칡넝쿨 같다고 하여 ‘칡소’라고 이름 지어진 우리의 토종 소입니다. 칡소는 한우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고기로 조선시대에는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고 하지요. 이 칡소가 멸종 위기에 있어서 지금 강원도, 충청북도 등 일부 지방에서 복원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토종 소는 이 칡소 말고도 배 부분에 흰색 반점이 있는 ‘백반우’, 몸통은 누런색인데 눈ㆍ코ㆍ뿔과 꼬리의 끝 부분만 까만색인 ‘모분우’, 몸통은 담갈색인데 입 주위만 흰색인 ‘백우’, 털이 곱슬곱슬한 ‘고두머리소’, 소잔등에 바둑판을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살붙임이 좋은 ‘부덕소’도 있었습니다.
참고 : “돓씨약초 이야기”, 허정윤ㆍ반재원, 도서출판 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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