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 어김없이 나오는 갓은 남자가 머리에 쓰던 옷차림의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흑립(黑笠)을 갓이라고 하며, 벼슬아치들이 관청에 드나들 때 썼으나 후대에는 양반 신분을 드러내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갓은 말갈기나 꼬리털인 말총으로 만듭니다. 대원군은 통영까지 사람을 보내 갓을 맞추어 쓴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특히 고종황제 국상에는 모든 백성이 흰 갓을 통영에서 맞추어 썼다고 합니다. 이때 통영갓은 하루에 300개 이상 불티나게 팔렸다고 하지요. 그래서 통영갓은 갓의 대명사처럼 되었습니다.
선비들의 의생활에서 필수품의 하나였던 갓을 만드는 “갓일”은 이제 중요무형문화재 제4호로 보전되어 전승되고 있을 뿐입니다. 서양옷이 우리의 평상복이 되어버린 지금 갓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선비도 없고 갓도 쓰지 않는 시대지만 스스로 엄격하고, 올곧게 살아갔던 선비정신만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신방엿보기(신방지키기)’는 첫날밤에 친척이나 이웃들이 신방의 문구멍을 뚫고 엿보는 풍속인데 왜 신방을 엿볼까요? [한국민속대사전(민족문화사)]에는 다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옛날에 백정이 있었는데 아들이 장가갈 때 무조건 벗겨야 한다고 했고, 신부의 어머니는 시집가서 고통스러워도 잘 참아야 한다고만 일러 주었답니다. 신랑은 옷을 벗기라는 말을 착각해 살을 벗기고, 신부는 ‘참아야 한다’는 말만 생각하고, 참다가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래서 그 뒤부터 신방을 지키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보통은 신부가 연상인데 신랑이 너무 맘에 안 들면 신부가 비관하여 자살하거나 신랑을 죽이고 자살하는 일이 간혹 있었기에 지킨다고도 하고, 서산 지방에서는 사람이 보지 않으면 귀신이 보기 때문에 ‘망을 본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뜻은 신랑 신부 놀리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