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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널빤지로 만든 반닫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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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09. 9. 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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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널빤지로 만든 반닫이 이야기

 
 
단기 4342(2009). 09. 28
 


우리 겨레는 “반닫이”라 하여 책·두루마리·옷·옷감·제기(祭器) 따위를 넣어 두는 길고 번듯한 큰 궤짝을 써왔습니다. 이 반닫이는 앞판의 위쪽 반만을 문짝으로 하여 아래로 잦혀 여닫아서 반닫이라 합니다. 참나무나 느티나무 같은 두꺼운 널빤지로 만들어 묵직하게 무쇠 장식을 하였는데, 반닫이 위에는 도자기로 장식하거나 이불을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특히 느티나무로 만든 것은 “귀목반닫이”라고 하고, 지방에 따라 특성을 살린 많은 종류가 있지요.

지방에 따라 나누는 반닫이 종류에는 주로 백통과 놋쇠로 조촐하게 장식한 서울반닫이, 대체로 크고 큼직큼직한 쇠 장식을 앞면에 가득 대는 평양반닫이, 제비초리 경첩을 달며, 안쪽 윗부분에 세 개의 서랍이 있는 전주반닫이, 크기가 작으며 쇠장식을 적게 대고 나무의 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상도반닫이 등이 있는데 그중 강화반닫이가 유명했습니다. 요즈음엔 시골도 커다란 장롱 시대라 이런 작은 반닫이는 다 늙은 시어머니 방에 끝물로 남아 있을지 모릅니다.


                            반닫이


2. 어려운 한자말 대신 쉽고 아름다운 토박이말 사랑하기 

“한자로 ‘白蓮寺’라고 적힌 이름을 보면 마음속에 ‘하얀 연꽃이 피어오르는 절’의 이미지를 어렴풋이 떠올릴 수가 있다.”라며 한자를 굳이 써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글을 보고 최종규님은 다음과 같이 꾸짖습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흰연꽃절’처럼 이름을 적었다면 어떠했을까요. 우리는 이때에도 그윽한 냄새와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한자로 ‘白蓮寺’를 읽어내고 뜻을 새기지 못하는 사람들까지도 ‘흰연꽃절’에 얽힌 이야기와 발자취를 헤아리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 싶어요.”

마을 이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새절마을”, “새모래마을”로 쓰면 좋을 것을 “新寺洞”, “新沙洞”이란 한자 대신 굳이 “신사동”이란 같은 소리의 한글로 쓰면 뜻을 더 잘 알거나 아름답기보다는 오히려 더 헷갈리지 않나요?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전철역 3호선에는 “신사역”으로 하고 6호선에는 “새절역”으로 했나 봅니다. 한자도 우리 겨레의 작품이라면서 배척하지 말고 많이 써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어려운 한자 공부를 하는 동안 다른 공부는 많이 뒤떨어지고, 다른 이와의 소통이 어려워진다는 걸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새절역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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