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2010 황당뉴스

세상보기---------/조리혹은부조리

by 자청비 2010. 12. 28. 07:48

본문

 

 

 

내일신문 선정 2010 황당뉴스 


1. 연평도서 날아온 '보온병 포탄' 여의도 강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달 24일 북한의 연평도 도발 피해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폭격으로 그을러진 보온병 두 개를 들고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 바로 여기 떨어졌다는 얘기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같은 당 황진화 의원은 "이게 76㎜짜리이고, 이것은 아마 122㎜ 방사포.."라고 설명했다. 이 장면은 한 케이블TV 뉴스에 공개됐고 안 대표 일행이 자리를 뜬 뒤 현장에 있던 주민이 "상표를 보니까 포탄이 아닌데.. 보온병!"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뒤이어 나오면서 반향(?)을 일으켰다. 야권은 이 해프닝을 빌미로 안 대표의 군미필 전력까지 끄집어 내며 공세를 퍼부었고 네티즌들은 패러디 문구를 만들어 여당 대표를 조롱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당시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분이 착각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연평도에서 '안보쇼'를 벌이려다 생긴 해프닝이니 더욱 무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변웅전 자유선진당 최고위원도 "아무리 군 미필자 모임인 현 정부와 여당이라고 해도 보온병을 들고 이것이 포탄이라고 하면 보온밥통은 핵무기에 속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거들었다. 연평도서 날라온 '보온병 포탄'이 여의도 정가를 강타한 셈이다. 인터넷에선 패러디가 봇물을 이뤘다. 특히 한 네티즌이 김춘수의 꽃을 패러디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보온병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 포탄이 되었다'는 시는 큰 인기를 얻었다. 또 "윤봉길 의사는 도시락 폭탄으로 나라를 구하려 했고 안상수 대표는 보온병 포탄을 제조해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큰 웃음을 줬다"는 유머 역시 눈길을 끌었다.

 

2. '매 주고 돈 주고' 재벌가 잇단 '맷값폭행'

재벌가 사람들이 일반인을 폭행하고 돈으로 입막음하려 했다는 이른바 '맷값폭행' 사건은 황당함을 넘어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샀다. 인수합병과정에서 고용승계를 해주지 않는다며 회사 앞에서 시위를 벌인 탱크로리 기사를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로 10여 차례 때리는 등 폭행하고 '맷값'이라며 2000만원을 건넨 최철원(41)M&M 전 대표. 최 대표는 최태원 SK그룹과 사촌지간이며 창립자인 고 최종현 회장의 조카다. 최씨는 경찰의 수사를 받았고 결국 검찰에 구속됐다. 맷값폭행의 죄값을 받게된 셈이다. 최 전 대표는 평소에도 회사 직원을 삽자루 등으로 폭행하고 사냥개를 끌고와 여직원을 협박하는 등 사회지도층으로선 상상조차 하기 힘든 기행을 일삼아 온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또 최 전 대표의 '맷값폭행' 파문이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6촌 동생이자 금호타이어 청소도급업체인 금동산업의 사장 박 모(65)씨가 직원 박 모(48)씨를 불러 폭행한 뒤 200만원을 주고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벌가 맷값폭행 파문은 확산됐다. 인터넷 등에선 과거 재벌가 2세 및 3세들의 '악행'까지 다시 들먹이며 재벌은 물론 그들의 친인척들까지 비난의 도마에 올리는 일도 있었다. 특히 재벌가 맷값폭행 사건은 국내뿐아니라 미국 유력 일간지에도 소개되면서 세계적으로도 화제를 뿌렸다. 미국의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당시세계면 머리기사로 한국의 재벌가 2세들의 '맷값 폭행'을 다루면서 재벌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반감분위기를 전했다.

 

3. 한달간 같이 수감생활한 소녀가 남자였다니…

지난 4월 중순엔 여성인줄 알았던 10대 피의자가 구치소에 수감된 지 23일만에 '남자'라는 사실이 탄로 나 남자 수용동으로 이감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인터넷채팅으로 성매수 남성을 유인, 협박해 화대를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J (16)양은 구치소 수감 중 지문검색으로 뒤늦게 남자인 C(16)군으로 밝혀지면서 당시 경찰은 물론 검찰을 당혹스럽게 했다. 한달 가까이 남자라는 사실을 모른 채 구치소 수감생활을 같이 한 여성수감자들에겐 아연실색할 일이었다. 내일신문 취재결과 C군은 성매매 알선 혐의 등으로 붙잡힐 당시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에 짙은 화장,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또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J양(여자친구)이라고 속였다. 외모로 볼 땐 '영락없는' 10대 여자였던 C군 말을 경찰은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J양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던 9범의 전과자였다. 소년범이라도 전과가 많거나 사안이 중한 경우 구속하는 전례에 따라 경찰은 J양 행세를 한 C군을 검찰에 송치했고 C군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그러나 경찰청 지문검색결과가 나오면서 C군의 '여장남자' 행세는 막을 내렸다. 경찰청으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통보받은 검찰은 즉시 공소장을 정정했고 C군은 구속수감 23일만에 여자 수용방에서 남자 수용방(독방)으로 이감됐다. 한편 C군은 중학생시절부터 성정체성에 혼돈을 겪었고 10대 소녀들과 함께 가출생활을 하며 여성으로 행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4. "북, 연평도 도발 징후 청와대에 미리 알렸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12월 1일 국회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북한의 공격가능성을 8월에 감청을 통해 알고 있었고 이를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답변했다. 비공개회의였지만 이 내용이 일반에게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청와대는 춘추관을 통해 기자들에게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보고도 받은 바 없다며 원 원장의 발언에 대해 부인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한 간부는 국정원이 연평도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청와대에 떠넘기고 있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또 다른 참모는 "정보 책임자가 대통령에게 하는 보고에 대해 '보고가 있었다 없었다', 또 '이런 내용이었다'를 포함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가 않다"고 원 원장을 질타하기도 했다. 또, 원 원장이 북한의 동향에 대해서 무선을 통해 감청하고 있다는 발언은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합참은 발언 뒷날 '감청내용은 그런게 아니었다'고 적격 해명에 나섰다. 원 원장의 발언은 안보에 심대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특급비밀정보라고 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또한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감청'을 자인한 셈이 됐다. 이에 대해 모 군 인사는 군미필자 원장의 실수라고 실소했다. 이 사건은 국회정보위 비공개회의에서 진행된 내용이 바로 일반에게 공개된 점, 국정원장이 안보와 관련된 일급정보 내용에 대해서 세세히 국회에 공개한 점 등 모두 미숙한 국정운영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난을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건이었다.

 

5. 쥐그렸다고 영장을 … 낙서가 문제? 쥐가 문제?

경찰이 G20서울 정상회의 홍보포스터에 낙서를 한 40대 남성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놀라운 일이 지난달 발생했다. 서울 모 대학 시간강사인 박 모(41) 씨는 지난 10월 31일 오전 1시30분쯤 서울 중구 소공동 인근에 붙어 있던 G20 홍보 포스터 13장에 쥐 그림을 그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남대문경찰서는 당시 박 씨에 대해 G20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구속 영장을 신청하는 것은 도를 넘어섰다"며 경찰의 무리한 수사를 비판하는 여론이 일었다. 특히 네티즌들 사이에선 "풍자적 표현마저 국가행사 방해로 몰아가는 게 우리나라라 씁쓸하다", "'낙서'를 한 것이 문제인지 '쥐'를 그린 것이 문제인지 궁금하다" 등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경찰은 박 씨와 함께 쥐 그림을 그리다 붙잡힌 대학생 박 모(23·여) 씨를 체포시한인 48시간을 2시간 넘겨 불법구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세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경찰은 여기서 끝내지 않고 대학강사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에도 'G20 홍보 포스터 낙서'에 참여한 5명 전원을 차례대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던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경범죄 수준인 포스터 훼손사건을 G20 정상회의를 고의적으로 방해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공안수사로 몰아가려 했다는 얘기다. 무리한 수사에 이은 무모한 공안몰이로 경찰은 또 한번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6. 군사정권 때 '날개꺾기' 고문이 아직도…

군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피의자 고문과 가혹행위가 2010년 서울시내 한 경찰서에서 자행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우리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대통령까지나서 고문행위 근절을 외쳤고 경찰 내부적으론 피의자 인권문제가 화두로 등장했을 정도였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6월 중순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조사받은 피의자들이 고문당했다는 진정을 접수해 해당 경찰서를 상대로 직권조사한 결과 고문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지난해 8월∼지난 3월 양천서에서 조사받고 구치소로 옮겨진 피의자 32명을 대면조사한 결과 22명이 양천서 형사과 강력팀 팀장 등 경찰관 5명한테서 유사한 형태의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경찰들이 주로 한 고문은 '날개꺾기'. 호송차량 안에서 뒤로 수갑을 채우고 피해자들의 목을 다리에 끼워 움직이지 못하게 꽉 조인 후 뒷수갑 상태의 팔을 위로 꺾어 올리고 구타하는 방식이다. 특히 강력팀 사무실에서는 CCTV 사각지대인 바닥에 방석을 깔고 입에 두루마리 휴지나 수건 등 재갈을 물린 상태에서 날개꺾기 고문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백을 받기 위해 피의자들을 엎어뜨린 후 등을 밟고 얼굴을 방석에 누르기도 했다. 이들에겐 지난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홍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10년의 중형이 구형됐다. 한편 양천서 고문사건은 '조현오 경찰청장의 성과주의 폐단'이라며 조 청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항명사건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7. 스폰서 검사'이어 '그랜저 검사'… 다음은?

'스폰서 검사' 파문으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던 검찰이 지난 10월 '그랜저 검사' 사건으로 다시 한번 치부를 드러냈다. 문제의 그랜저 검사는 첫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언론 보도가 나간 후 재수사를 받고 나서 구속기소되는 신세가 됐다. 검찰은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어리석음을 보였다. 그랜저 검사 사건은 정 모 전 부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로 재직했을 당시 건설업자 김 모씨로부터 고소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3400만원 상당의 그랜저 승용차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정 전 부장검사는 후배 검사에게 김씨 관련 사건에 대해 잘 봐달라는 언질을 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김씨의 상대방측에게 정 전 부장검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사건이 확대됐다. 정 전 부장검사 고소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 7월 "오고 간 돈은 차용 성격이며 대가성은 없는 것"이라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국정감사를 앞둔 지난 10월 언론 보도로 이 사건이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됐고 국정감사 내내 그랜저 검사 의혹 사건은 법사위 이슈가 됐다. 결국 검찰총장이 이 사건에 대해 감찰 지시를 내렸고 특임검사를 임명해 재수사를 진행했다. 특임검사는 정 전 부장 검사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뢰 혐의로 구속기소했으며, 정 전 부장에게 고가의 승용차를 제공한 김씨도 함께 기소했다. 또 김 씨 고소 사건을 맡았던 도 모 검사실의 최 모 수사관도 2008년 김씨로부터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8. 연예인에게 버림받은 콘서트 … 누구를 탓하랴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을 지지하는 모임인 '조전혁 대책위원회'는 지난 5월 야외 콘서트를 기획했다. 법원의 공개금지 판결에도 불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 명단을 공개하는 바람에 조 의원이 전교조에 지급해야 하는 이행강제금 1억5000만원 모금을 위해서였다. 이번 기회에 전교조 명단 공개의 정당성을 홍보하자는 의도도 있었다. 그래서 인기연예인들을 불렀다. 실제 이날 공연에는 개그맨 심현섭씨와 박준형씨가 사회를 맡고 걸그룹 애프터스쿨, 박혜경씨, M4, 남궁옥분씨, 김세환씨등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연예인들이 하나둘씩 조 의원 쪽에 불참 의사를 통보하면서 행사는 결국 무산됐다. 여당 중진의원을 위한 콘서트가 연예인들로부터 버림받은 특이한 상황이 연출됐던 것. 조 의원은 당시 "제 이름이 이제 악명이 된 것 같다. 저보고 (전교조의) 저격수라고 하는데 저는 숨어서 사격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교육지킴이라고 불러 달라"고 며 콘서트 무산의 아쉬움을 대신했다. 콘서트에 왔던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자신의 노래인 '희망' 등을 부르며 분위기를 띄우려 애썼지만 허사였다. 대책위의측은 "이 행사는 정치집회도 아니고, 문화콘서트인데 (누리꾼들이) 온라인상에서 소속사에 무형의 압력을 넣어서 무산시켰다"며 "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폭거"라고 주장했다. 공연 무산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에선 "조전혁 콘서트가 아닌 '4집 가수' 정두언 의원의 단독콘서트"였다며 비꼬기도 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