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이는' 이명박, 전두환 좀 그만 따라해라
[주장] 전 국민의 수구반동화 초래할 '조중동' 종편
오마이뉴스
▲ 서울 세종로 네거리 코리아나호텔 부근 조선일보 사무실 밀집지역.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일가의 거대한 저택은 유명하다. 서울 흑석동 소재 저택은 넓이가 3748평(대지 1539평 임야 2209평)에 연건평 221평인데, 이 중 방 사장 아들은 임야 2212평, 대지 475평에 대한 소유권을 14세 때(1988년) 이전 받았다. 또한 방 사장 일가는 의정부 일대 27만 평(공시지가 68억 원 이상)을 비롯하여 전국에 30여 만 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한겨레> 2001년 3월 9일자 '[언론권력](3-2)의혹의 조선 상속/친-양아들 후손 상속권 다툼도' 보도 참조).
1992년 보사부(보건사회부)가 발표한 호화 묘지 조성 인사 명단에는 <조선일보> 방일영 고문 외에 <중앙일보>의 홍석현 회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홍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보광그룹의 세무조사 결과, 홍 회장은 1999년 서울 한남동에 55억 원 상당의 주택을 신축하면서 공사비 26억 원에 건설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그 중 15억 원을 이면계약으로 했음이 드러났다.
한편 2002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세 들어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유명해진 서울 가회동의 100여 평짜리, 20억 상당의 호화빌라는 총 15호인데 이 중 두 채를 김병관 전 <동아일보> 회장의 두 아들이 각각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하여 2001년 김대중 정부 시절 이루어진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법인세 포탈과 회사자금 횡령,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조세포탈과 배임(대법원은 조세포탈만 인정), <동아일보> 김병관 전 회장은 법인세와 증여세 포탈, 회사자금 횡령 등이 재판에서 인정되기에 이른다.
어디 그뿐인가?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체중 초과, 방우영 회장의 장남은 심장 수술,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폐질환으로 병역 면제되었으며, <동아일보> 김병관 전 회장과 김병건 전 부사장 및 그의 차남은 '병역미필' 또는 '미신고'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김병건 전 부사장의 부인은 아들 병역 면제 청탁과 관련, 군의관에게 2천 만 원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기소 처분을 받은 바 있다(<인물과 사상> 2002년 11월호에 실린 이수강 기자의 '조중동 사주가 인사청문회에 선다면' 참조)
2002년의 희극과 2011년의 비극
▲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벌써 기억에 가물가물해진 일이지만,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매일경제신문>의 장대환 사장이 국무총리 서리로 발탁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장 사장 역시 족벌언론의 사주그룹답게(매경 창업주의 사위) 이력이 범상하지는 않았다. 특혜대출, 부동산투기, 소득세와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이 제기되었고 자녀 위장전입에다 골프장 회원권을 다섯 개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그는 끝내 국회 인준을 받지 못한 채 낙마하고 만다.
그런데 당시 장대환 총리서리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언론의 검증이었다. 이때 '조·중·동' 세 신문이 선봉에 서서 총리 후보자의 도덕성을 가장 혹독하게 질타했던 것은, 돌이켜 보자니 다분히 희극적이었다.
그로부터 8년여 후인 2010년 12월 31일, 이명박 정부의 방송통신위원회는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된 데다 헌법재판소의 위법 판결까지 받은 '미디어법'에 근거하여 종합편성채널(종편) 사업자로 <조선>과 <중앙>과 <동아>에 <매경>을 끼워 넣어 발표한다. 희극이 돌연 비극의 모습으로 전화(轉化)한 것처럼 보인다.
"집단지성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적의 결정이자 최선의 결과이다." 종편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서울대 이병기 교수는 난데없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대관절 여기서 '집단 지성'이란 무얼 말하는지. 게다가 국민 의식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방송채널을 부도덕하기 짝이 없는 집단에 선사한 것이 어떻게 '최적의 결정'이고 '최선의 결과'란 말인지. 이것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언사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저널리즘에 조종을 울린 폭거, 언론통폐합에 버금가
이명박 정권이 종편 사업자로 조중동을 낙점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매경>을 끼워 넣은 것은 말 그대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본다. 애초부터 종편채널은 조중동의 소유임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다만 우리의 불길한 예감이 한사코 적중해 버려서 허탈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조중동이 누구인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1등 공신 아니던가. BBK를 비롯한 두자릿수에 달하는 추문들을 누구 덕분에 덮을 수 있었던가. 비단 그뿐인가? 그들은 대통령을 만들어 주고 나서도 혹여 정권을 비판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알아서 '폭력집단' 혹은 '친북좌빨'로 내몰아 주지 않았던가.
YTN 기자들을 대량 해고했을 때에도, 임기제 관변단체장들을 해임했을 때에도, 공영방송 사장을 내쫓았을 때에도, 전직 대통령이 벼랑에 투신하여 애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되었을 때에도, 숱하게 자행된 국회 날치기에도, 심지어는 영문 모르게 군함이 침몰했을 때조차도 그네들은 천군천사와 같은 나팔소리로 뇌동해 주지 않았던가? 어떻게 그들 중 하나라도 감히 외면할 수가 있었겠는지 십분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종편채널의 미래가 밝은 이유는?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법인 선정에 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류와 우수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 종편과 보도채널 선정은 그 출발점이고, 우리 위원회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 드린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항간에서는 국내 광고시장의 규모로 보아 종편채널의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조언자'라고 하는 방통위원장이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다짐하고 있지 않은가. 그들에게는 이미 파격적인 특혜가 주어졌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특혜가 보장되어 있는 것이나 진배없다. 또한 그들에게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선정과 엽기'를 불사하여 시청자를 끌어들일 용의가 다분히 있다.
무엇보다도 조중동이 광고 좀 달라고 하는데 거절할 대기업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의 족벌언론과 정부여당과 재벌은 이른바 '패밀리'이기 때문이다.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의 장인은 이한동 전 국무총리이고, 김 사장의 동생 재열씨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둘째 사위로 삼성계열사인 제일모직 상무이다. 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장남 준오씨의 부인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딸이고 허 회장의 아들은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외동딸 정현씨의 남편으로, 방상훈·홍석현 회장은 허광수 회장을 매개로 사돈관계가 되는 셈이다." - 신학림 신문발전위원회 위원
정권과 언론의 근친상간, 조중동 종편 몰아주기
우리가 알고 있듯이 종편채널은 지상파 방송처럼 뉴스와 드라마, 교양, 오락, 스포츠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해서 편성할 수가 있다. 여기에 '의무재송신'이란 특혜까지 부여된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을 통해 전국 각지로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의무재송신은 공영방송인 KBS1과 EBS 외에는 주어지지 않은 유별난 특혜였다. 현재 케이블TV 가입자가 전체 세대의 80%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종편채널은 지상파에 버금가는 위력을 행사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조중동이 누구인가? 조중동 하면 떠오르는 말들이 있지 않은가.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친일매국, 어용나팔수, 반민족, 반통일, 반민주, 반개혁, 반서민, 친외세 따위, 하나같이 곱지 않은 용어들이다. 그들은 박정희 유신정권과 전두환 파쇼정권, 그리고 87년 민주항쟁 거치면서 부단히 변질되어온 집단이다.
이제 그들에게 더 이상 '보수언론'이라고 호칭하는 것은 '보수'에 대한 결례가 된다. 무엇보다 그들은 이명박 정권 탄생 이후 또 한 단계 변질되었다. 이제 그들은 '나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이상은 '미래'에 있지 않고 '좋았던 과거'에 있음이 분명하다. 그들은 일체의 '진보'를 불용하고, 진보된 모든 것을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려고 한다. 요컨대 그들은 영락없이 수구반동화 돼버린 것이다.
이미 언론이기를 포기해 버린 듯한 KBS 등의 지상파들에다 조중동 종편방송이 합세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 저널리즘의 죽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대다수 국민의 수구반동화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는 1980년 전두환 파쇼정권이 자행한 언론통폐합을 몸서리치게 기억하고 있다. 심하게 말해 언론통폐합이 저널리즘에 대한 '강간'이었다고 한다면 이명박 정부의 '조중동 종편 몰아주기'는 정치권력과 언론권력 간의 '근친상간'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 / 김갑수 (kim gabsoo)
검찰 프레임에 갇힌 언론들 (0) | 2011.01.10 |
---|---|
헛돈 쓴 한미FTA 로비 (0) | 2011.01.10 |
'닮은꼴' 이승만과 이명박 대통령 (0) | 2011.01.04 |
2010 황당뉴스 (0) | 2010.12.28 |
WSJ '올해의 사진'중 한반도 관련 사진 (0) | 2010.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