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좋아하는 한국도깨비, 뿔달린 일본도깨비
열대야 때문에 잠을 못 드는 한여름입니다. 이때쯤이면 어릴 적 긴긴 여름밤에 모깃불 놓고, 옥수수를 쪄먹으며 옛날이야기, 도깨비 이야기 따위를 듣던 일들이 생각이 납니다. 그 때 들었던 도깨비는 어떻게 생겼고 어떤 성격이었나요? 도깨비 설화에서 나오는 도깨비 모습을 보면 '키가 팔대장 같은 넘', '커다란 엄두리 총각', '다리 밑에서 패랭이 쓴 놈', '장승만한 놈' 이라고 표현합니다. 도깨비의 모습도 우리와 친근하지만 성격은 더 그렇습니다.
도깨비는 먹고 마시며,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예쁜 여자를 좋아하고 심술을 부리기도 하는데 힘이 장사이며, 신통력을 가지고 있어 사람을 부자로 만들어주거나 망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신통력을 가졌음에도 우직하고 소박하여 인간의 꾀에 넘어가는 바보 같은 면도 있습니다. 또 사람의 간교함에 복수를 하기도 하지만 되레 잘되게 도와주는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요.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결코 해코지를 하지 않는 도깨비는 대체로 인간적이며, 교훈적입니다. 또 도깨비이야기에서는 현실에서 실현하지 못하는 사람의 욕망을 대리만족 하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또 도깨비는 메밀로 만든 묵과 수수팥떡, 막걸리를 좋아하며, 시기와 질투도 있고, 멍청하기도 하지요. 따돌림을 당하면 화를 내고, 체면을 중시하는가 하면 노래와 씨름을 즐기고 말피를 가장 무서워합니다.
그런데 예전 그림책의 도깨비를 보면 머리에 뿔이 하나 달리고 커다란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있으며 포악하기도 했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우리 겨레의 설화에 보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얼굴 위로는 봤다는 얘기가 없는데 말입니다. 뿔 하나 달린 건 일본 도깨비 “오니”지요. 또 오니는 포악하기도 합니다. 어느 사이 우리의 옛날이야기에도 일제잔재가 스며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거기에 포악하기까지 한 “오니”는 분명 한국의 도깨비와는 다릅니다. 열대야에 잠 못 드는 밤 한국의 도깨비와 함께 막걸리라도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편지 /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01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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