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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3년생의 글을 보며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05. 4. 1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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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방송사의 '도전 골든벨' 프로그램에서 골든벨을 울린후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고학(苦學)으로 고교까지 다니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를 모은 문산여고 3학년 지관순양(18). 아직 꿈많은 소녀인 지양이 몽양여운형기념사업회 인터넷사이트 게시판에 남긴 글이 눈길을 끈다.


지양은 이 인터넷사이트에서 "나라가 위급해졌을 때 3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에 저항하는 사람 ▷현실과 타협하는 사람 ▷순응하며 방관하는 사람 등 세가지 유형을 거론한 뒤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첫째 사람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지만 후대에게 많은 빛과 기억과 교훈을 남기고, 둘째와 셋째 사람은 비록 그 당시에 일신의 안위에는 편할지 모르지만 후대에게 아무런 빛도 기억도 남기지 못한 채 그저 사라진다."고 썼다. 지양은 이어 "아직까지 우리 현실에서는 안타깝게도 첫째 사람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분들이 있기에 후대에 우리가 자랑스럽게 이 땅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아직 어린 소녀의 머리에서 어쩌면 이같은 생각이 나올까. 아마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어려운 현실에 결코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겨내며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또 후대에 빛과 기억과 교훈을 남긴 사람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일신의 안위보다는 후대에 빛과 기억으로 남아 있기를 원했다.


지금 우리는 어떤가. 역사, 사회 혹은 인생의 큰 줄기를 보지 못하고 현실에 아등바등하면서 안주(安住)하기에 급급해 하고 있지 않나. 후대에 빛으로 남기보다는 현실에서 영화를 누리기 위해 타협하고 순응하며 살고 있지 않나. 그러면서도 후대에 빛으로 남길 기대하고 있지 않나.

200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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