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兄! 이제 올해도 며칠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당해낼 수 없는 적은 시간뿐이다"는 말처럼 저물어 가는 한 해를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은 자연의 섭리입니다. 세월은 어찌 이리도 빨리 가는지, 아직도 마음은 이십대인데 육신은 어느덧 중년의 대열에 끼어갑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아쉬움이 크게 남는 것은 흐르는 세월이 두려워서만은 아닙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이 무서워서도 아닙니다. 아까운 세월을 허송한다는 죄책감때문인 것입니다. 이맘 때쯤이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망년회(忘年會)라는 말입니다. 망년회란 풍습은 일본에서 전해졌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1,400여년 전부터 망년 또는 연망(年忘)이라 하여 섣달 그믐께 친지들끼리 어울려 술과 춤으로 흥청대는 세시민속이 있었으며 이것이 망년회의 뿌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연말 풍습은 수세(守歲)라 하여 섣달 그믐날이면 방 마루 부엌 마구간 측간까지 온 집안에 불을 켜놓고 조상신의 하강을 경건하게 기다리는 성스러운 밤이었습니다. 부엌신인 조왕신은 1년내내 그 집안 사람들의 선악을 낱낱이 지켜보았다가 섣달 스무나흗날 승천하여 옥황상제에게 고하고 이날 밤에 하강하는 것으로 알았던 것입니다. 때문에 새해를 앞둔 1주일은 일년 동안의 처신에 대한 심판을 기다렸던만큼 경건함을 지켰으며, 흥청거림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일이었습니다.
지난 일 년을 돌이켜 보건대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다고 느꼈던 한 해였습니다. 그러나 한 겨울에도 새싹이 돋아나듯 어려운 가운데서도 어느 구석에서는 희망의 싹은 움트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남은 갑신년 나흘동안 차분한 마음으로 지난 날을 돌이켜 보고 을유년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뛸 것을 다짐해봅니다. 건승을 기원합니다. 200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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