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도록 나름대로 맡은 일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 한국 자동차의 대부(代父)이며 한국 자동차산업 역사의 산증인인 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 기회있을 때마다 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고(故) 정주영 회장의 넷째 동생인 정 회장은 1967년 현대자동차 초대 사장에 취임한 뒤 1974년 국내 최초의 고유모델인 ‘포니’를 개발하고 한국자동차 수출의 신화를 열면서 국제사회에서 ‘포니 정’으로 통했다. 당시 한국자동차 산업수준은 일본·미국으로부터 부품을 받아 완성차를 생산하던 수준이었다. 그런데 현대차가 독자모델 개발에 착수하자 해외 자동차업계는 기술력도 없는 한국이 독자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비웃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동차 디자인 선진국이었던 이탈리아로 날아가 자동차 설계의 거장으로 통했던 ‘조르제토 쥬지아로’에게 자동차 스타일링을 부탁했다. 정 회장의 열정에 감복한 쥬지아로는 제안을 받아들여 마침내 포니는 74년 10월 이탈리아의 토리노 모터쇼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포니의 개발로 한국은 세계에서 16번째, 아시아에서는 2번째로 자동차 고유모델을 갖는 나라가 됐고 포니는 1976년 에콰도르를 시작으로 국제시장에 진출하고 10년후인 1986년에는 포니엑셀이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시장에서 세계의 차와 경쟁했다.
정 회장이 숨지던 날 그가 초석을 닦아 놓은 현대자동차는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2백10만평 터에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세계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동차 생산규모 5위, 시장규모 6위로 세계에서 손꼽는 자동차 강국에 해당한다. 이 밑바탕에는 정세영이라는 거목(巨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200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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