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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산 사나이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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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05. 5. 31.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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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모룽마, 사가르마타’. 세계의 어머니 여신을 뜻하는 에베레스트의 다른 이름이다. 1852년 영국 측량부대가 8,848m라는 높이를 확인한 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에베레스트 도전의 역사는 1922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이 이뤄진 것은 그로부터 31년이 지난 1953년이었다.


  뉴질랜드 출신의 에드먼드 힐러리는 영국 원정대의 일원으로 1953년 5월 29일 세계 최초로 셰르파와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이후 1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정상 도전에 나섰다. 이가운데 1백70여명은 갑작스런 기상악화와 크레바스(빙하속에 생긴 깊은 균열) 등으로 사망했다.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오른다”던 조지 맬러리는 1924년 에베레스트 등반중 사망했다가 75년이 지난 1999년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상을 향한 산악인들의 발길은 끊일 줄 모른다. 극한 상황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도전정신 때문이다.


  에베레스트에서 다시 두 산사나이의 우정이 커다란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5월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고 내려오다 조난돼 36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산악인 박무택과 엄홍길 대장. 얼음덩이에 갇혀 있던 박씨의 시신이 엄 대장에 의해 1년만에 수습돼 돌무덤에 안치됐다. 정상에 가까운 높이인 8,000m 이상에서 시신이 수습된 것도 유례없는 일이다. 이번 일은 고락(苦樂)을 같이하며 산을 누비다가 생사를 달리한 채 얼음덩이에 갇혀 있는 동료의 시신을 찾아 편안하게 잠들도록 하겠다던 엄 대장의 약속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최근 자기중심주의와 극단적 이기주의가 판치는 세상에 이들 산사나이들의 우정은 새삼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이번 일이 배신을 밥먹듯하고 신뢰를 헌신짝 버리듯 하는 이 세상에 등불이 되길 소망해본다. 200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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