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드디어 ‘조선본색’ 드러내다!
[노컷뉴스 2005.07.27 00:59:30]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언론개혁시민연대 양문석 정책위원과의 대담
◎ 사회/김어준>
조·중·동이 특정 사안에 대해 이렇게까지 갈라져서 보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사례인 것 같은데요. 지금
‘중앙일보’는 불법도청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 같고, ‘조선일보’는 언제나 그렇듯이 타깃이 청와대에 됐고, ‘동아일보’는 양쪽과 다르게 검은
거래를 통해 언론을 위협하는 것에 대해 화를 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는 걸까요?
◑ 양문석 정책위원>
조·중·동이 항상 같아야 한다는 이유는 없었고요(웃음). 그리고 자기들은 한 번도 조·중·동이라는 카테고리
속에 들어가 있지 않았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입장이었고요. 사실상 중앙일보의 문제인데요.
중앙일보가 오늘 오전에 중앙일보 직원들에게
E-mail을 하나 보냅니다. ‘작금의 경쟁 매체들의 안기부 X-파일 보도 행태는, 중앙일보가 1등 신문이 되는 것을 가로막으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이미 단죄가 끝난 과거의 약점을 들춰냄으로써 우리의 영양을 훼손하려 하는 것입니다.’ 사실상 중앙일보가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을 파헤치려는 문제의식은 전 매체에서 찾아보기 힘들고, 정치권이나 시민단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
신세입니다.’라고 중앙일보가 자신의 신세를 얘기하면서 냉정하게 생각하고 대처하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보면 문제가 절대 안
풀리는 거죠. 1등 신문인 중앙일보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막으려 하고, 우리의 영양을 훼손한다고 하면, 현재 드러나고 있는 이 수많은 문제들
중에 중앙일보는 계속해서 ‘외로운 섬’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삼성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또한 홍석현씨에
대한 부분도 거의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중앙일보는 이번 사태에 모든 매체가 오판하고 자기만이 정상적으로 가고 있는가, 라는 자기 성찰도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 사회/김어준>
중앙일보가 이 사건과 관련해서 엄청난 피해자가 됐던데요.
◑ 양문석 정책위원>
네. 그리고 조선일보가 오늘 오전에 ‘국정원이 청와대에 보고했을 것이다 이미 1월에...’라고 했단
말이에요. 처음으로 조선의 본색, 즉 ‘조선본색’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요. 사실상 이번 사건은 중앙일보뿐만 아니라 조선일보와 월간조선, 그
다음에 조선일보 회장 집안인 방씨 가문의 개입이 존재했었습니다.
그러니까 97년 대선 당시 월간 조선을 통해 ‘DJ의 건강 문제’를
끄집어냈고, 그리고 전 국민들이 한 번 정도는 들었을 거예요, ‘DJ 노망 났다더라!’ 그런 이야기를 터뜨려 내는데 1등 공신을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그 내용만 쏙 뺐단 말이죠.
여기서 조선일보는 서서히 압박이 다가오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고, 그리고 중앙일보는
조선일보의 그 문제만 딱 집고 공격하기에는 중앙일보가 너무 큰 손해를 본다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아예 중앙일보는 내용과는 상관없이 도청에
문제다, 그리고 도청이 주는 사회적 악영향에 대한 문제만 갖고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죠. 그래서 조선일보 입장에서는 보수 세력들을 또다시 한 번
더 안아주기 위해서 ‘왜 방송사와 같이 가냐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인터넷 신문들과 왜 짝짜꿍 돼서 가냐!’ 라는 비판을 어느 정도 희석하면서
이 문제를 갖고 중앙일보를 칠 수 있는, 하나의 징검다리로서 청와대를 공격한 것 아니냐, 이렇게도 볼 수 있겠습니다.
또 하나가 조선일보가
갖고 있는 현 정국에 대한 불편함이 있습니다. 6자 회담이 순조롭게 돼 간다는 청신호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그리고 남북문제가 빠른 속도로
화해하고 있고, 어쩌면 북미 관계도 이번 기회에 풀릴 수도 있다는 전반적인 외신들이 접수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선일보 입장에서는 기존 자신의
정체성이 이 사건에 너무 끌려들어가다 보면 상당히 불편해 질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홍석현 주미 대사의 역할이 있는 것 아니냐 라는 식의,
조선일보의 복잡한 심경을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 사회/김어준>
오늘 아침 조간신문에 보면 참여연대의 X-파일 관련자 고발을 다룬 기사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이름을 그대로
적시하고 있는 신문은 한겨레와 경향신문밖에 없거든요. 다른 신문들은 마치 삼성 이건희 회장은 고발되지 않을 것처럼 쏙 빼고 다 보도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양문석 정책위원>
22일에 이어 한국 신문은 세계 언론사로부터 완전히 망신당하는, 또 하나의 사건을 만들어 냈죠. 22일
이건희를 ‘모 그룹의 회장’, 그리고 이학수를 ‘삼성 그룹 고위관계자’ 홍석현을 ‘중앙일보 전 고위 관계자’라고, 그러니까 21일까지는 ‘다
이야기’ 했다가 22일에는 ‘눈 가리고 아웅’ 하다가 23일에는 이름을 ‘다 이야기’하죠. 그리고 오늘 또 삼성 이건희 회장에 대한 이름은 쏙
뺏고...이것은 한국 경제의 25%를 차지하고 있고, 한국 광고 시장에 있어서 약 1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그룹을 만만히 대할 수
없다는 하나의 측면입니다.
두 번째 이종왕 법무실장은 한 때 검찰에서 가장 잘 나가던 사람, 직업이 검찰 고위 관계자였죠. 이종황씨가 지금
삼성의 법무실장인데, 이런 이야기를 하죠. ‘방송, 신문, 인터넷 할 것 없이 모두 법적 검토 대상이다.’ 그리고 ‘사과하는 것 하고, 고소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라고 했습니다. 한국 언론의 새 가슴이 또 한 번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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