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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웅 이순신

세상보기---------/사람 사는 세상

by 자청비 2005. 8. 2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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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것이니 목숨과 바꿔서라도 이 조국을 지키고 싶은자 나를 따르라”
누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지키고자 헌신한 사람이 어찌 이순신 장군 한 사람 뿐이겠는가. 장군은 적을 맞아 해군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23전 23승의 전승신화를 기록했다. 그가 단순히 전투에서 승리만 이뤄냈다면 우리는 그를 영웅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국토를 유린하는 적하고만 싸워서 이긴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이겼고, 자포자기 상태에서 희망을 잃은 민중들에게 희망과 불굴의 정신을 되찾아줬다. 그래서 나는 그를 영웅이 아니라 성웅으로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장군을 성웅이라고 부르는데 인색하거나 주저하는 이들이 있다. 성웅은 박정희가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라고 한다. 그를 원균과 비교하고 원균의 공을 가로챈 치졸한 인간이라고 폄하는 이들도 있다. 이번 KBS 드라마에서 이순신 장군의 약한 모습과 번뇌하고 고민하는 인간적 면모가 그려졌고 이에 대해 성웅 이순신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아닌게 아니라 지금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이순신은 완벽한 인간형이었다. 성웅의 모습이 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완벽한 인간이어야 했다. 지금까지 그려졌던 이 완벽한 성웅이야말로 역대 독재정권이 만들어낸 허위로 가득찬 성웅의 모습이었다.
나라와 민중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번뇌하며 어머니와 아들의 죽음 앞에서 흔들리는 장군의 모습에서 한없이 약하디 약한 인간의 면모를 본다. 비로소 이순신 장군의 제 모습을 찾은 것이다. 장군은 무엇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았다. 군령은 추상같았지만 병사들의 아픔을 같이 했고 백성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질 줄 알았다. 전장에 임하면 물러설 줄 몰랐으며, 불굴의 투지와 철저한 전략으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군왕의 기질도 보였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지켰다.
그가 약한 인간적 면모를 지녔다고 해서 누가 성웅이 아니라고 폄훼할 것인가. 오히려 인간적 면모를 지녔기에 더욱 성웅으로 추앙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육신은 4백년 전에 흙으로 돌아갔지만 그의 정신은 자손만대 우리 민족의 가슴속에 살아 숨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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