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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방송원고 9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1. 2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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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뉴스매거진 2부, <우리말 우리가> 시간입니다. 몰라서 틀리기도 하고, 또는 습관적으로 잘못 쓰고 있는 우리 말들, 바로 잡아보는 시간이죠! 자, 오늘 공부 시작해 볼까요?  매다, 메다의 차이...좀 헷갈리는데, 구분하는 방법이 간단하다고요?
성     오늘은 ‘매다’와 ‘메다’의 차이부터 말씀드릴게요. 구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매다’는 무엇을 묶는 행위를 가리키고, ‘메다’는 무엇을 어깨에 얹는 행위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보면, ‘매다’는 무엇을 묶는 행위이미로, 주로 끈이 풀리지 않게 묶는 일에 사용합니다. 넥타이를 매다, 신발 끈을 매다, 그는 그 일에 목을 매고 있다처럼 씁니다. 반면, ‘메다’는 무엇을 어깨에 걸치거나 올려놓는 행위를 말하므로, 핸드백을 어깨에 메다, 총을 메다, 너는 이 회사의 장래를 메고 갈 사람이다처럼 씁니다.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써 보면, ‘가방을 메고, 신발끈을 맨 후 출근했다’처럼 쓰죠.
정     그리고 우리가 주의가 산만하다란 말도 간혹 실수를 한다고요?
성     한곳에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고 어수선한 것을, ‘주위가 산만하다’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주위’가 아니라 ‘주의(注意)’입니다. ‘주의가 산만하다’고 해야 합니다.  ‘주의’는 “마음에 새겨 두고 조심함, 또는 정신을 기울인다”는 뜻이고, ‘산만’은 흩어진다는 뜻이죠. 제가 있는 근처, 즉 제 주위가 산만한 게 아니라, 제 정신이 안 든다는 뜻이므로 ‘주의가 산만하다’고 해야 합니다.
정     그리고 또 평소에 자주 쓰는 단어인데, 손톱깎기가 맞나요 손톱깎이가 맞나요?
성     ‘깎이’와 ‘깎기’는 발음이 비슷해서 자주 헷갈리는 단업니다. ‘깎이’는 ‘깎다’ 라는 동사의 어간에 사람, 사물, 일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이’가 붙은 겁니다. 때밀이, 구두닦이, 젖먹이, 재떨이, 옷걸이, 목걸이, 감옥살이, 가슴앓이 따위죠.  ‘깎기’는 ‘깎다’라는 동사에 명사 구실을 하는 ‘-기’가 붙은 형태로 어떤 행위를 말합니다. “나 손톱 깎기 싫어!”, (손톱을 깎는 행위가 싫다) “연필 깎기는 정말 귀찮아” (연필을 깎는 그 행위가 귀찮다)처럼 쓰죠.  정리해 보면, 사람이나 물건, 일 따위에는 ‘-이’가 붙고, 어떤 행위에는 ‘-기’가 붙습니다.
정     아… 사람이나 물건, 일에는 -이가, 어떤 행위에는 -기가 붙는다… 잘 알아둬야겠습니다.  그리고 벗겨지다, 벗어지다의 구분도 가끔 헷갈리는데요..?
성     대머리인 사람은 머리가 벗어진 사람일까요? 벗겨진 사람일까요?  ‘벗어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흘러내리거나 떨어져 나가다”는 뜻으로, ‘신발이 커서 자꾸 벗어진다. 소반의 칠이 벗어져 보기가 흉하다.’처럼 씁니다.    반면, ‘벗겨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외부의 힘에 의하여 떼어지거나 떨어지다”는 뜻으로, ‘신발이 꽉 끼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때가 눌어붙어 잘 안 벗겨진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대머리는, 머리가 ‘벗겨진 사람’이 아니라 ‘벗어진 사람’입니다.    머리가 벗겨진 사람은, 누가 머리를 일부러 다 뽑아버려서 없어진 경우에 쓸 수 있는 말입니다. ^^* 자연적으로 머리카락이 빠져 머리숱이 없는 사람은, 머리가 벗어진 사람입니다.
정     자기 분수를 모르고 자신보다 강한 상대에게 무모하게 덤비는 사람을 두고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하룻강아지가 하루밖에 안 된 강아지가 아니라면서요?
성     예,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의 ‘하룻’은 1일을 뜻하는 ‘하루’가 아닙니다. 아무려면 태어난 지 하루만에 범에게 덤비기야 하겠어요? ^^* 하루는 가축의 나이를 세는 우리 고유어에서 왔습니다. 난 지 일 년이면 ‘하릅’, 두 살이면 ‘두릅’, 세 살은 ‘세습’, 네 살은 ‘나릅’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하룻강아지’는 태어난 지 일 년 된, 한 살짜리 강아지를 말합니다.
정     네. 이번엔 늘 어려운, 늘 헷갈리는 우리말 발음의 장단과 강약.. 좀 설명해 주시죠
성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눈]으로 보고, 달리는 [말]을 보고 친구와 [말:] 하는 것처럼 우리말에는 단어의 장단도 있고, 강세도 있습니다. 그런 단어는 발음을 조심해야 합니다. 먼저 강세를 보면요. “성이 나서 마음이 토라지다.”는 뜻의 단어는 ‘삐치다’인데요. 이것을 [삐지다]로 발음하 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 삐졌어” “삐지지 마”처럼요. 이 단어는 ‘삐치다’가 맞습니다. 그렇게 조그만 일에 삐치면 큰일을 못 한다. 처럼 [삐치다]로 발음해야 합니다. 물론, 쓰는 것도 ‘삐지다’가 아니라 ‘삐치다’입니다.  또, 자주 틀리는 것 중 하나가,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 몹시 애쓰는 힘” 인 [안깐힘]인데요. 쓰기는 안간힘을 다해 혼자 책상을 옮겼다.처럼 쓰지만  발음은 [안깐힘]을 다해 책상을 옮겼다처럼 [안깐힘]으로 발음해야 합니다.
정     어리숙하다. 어수룩하다... 다른 말인가요?
성     얼마 전에 제가 친구에게 작은 사기를 하나 당했는데요. 제가 잘 속아서 그런일을 당한거죠. 늘 한 박자 늦는 저같은 어리바리한 사람을 ‘어리숙하다’ 고 하는데요. ‘어리숙하다’는 단어는 없습니다. ‘어수룩하다’가 맞습니다.   또,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는 상태를 ‘어리버리’하다고 하는 데, ‘어리버리’도 없는 단어입니다. ‘어리바리’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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