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때 인터넷 뉴스를 보니, 눈에 확 띄는 기사가 있더군요. 올 공무원 봉급 2%만 오른다'라는 제목의 기사인데, 내용을 보니,
"...연말 국회가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공무원 봉급 인상률을 3%에서 2%로 1%포인트 삭감함에 따라..."라고 나오더군요. 월급이 적게
오른다니까 기분은 별로지만, (작게 오른 게 아니라 적게 오른겁니다.) 우리말을 잘 쓴 좋은 예라서 소개합니다.
흔히, %와
%P(%포인트)를 잘 구별하지 못하시는데요. 구별하는 방법은 무척 간단합니다. %와 %를 더하거나 빼면 그 뒤에 P(포인트)를 붙입니다.
앞의 예를 보면, 애초에 공무원 봉급 인상률을 3%로 잡았다가, (당초에...라고 쓰지 마세요. '당초'는 일본말입니다. '애초'를
쓰세요 ^^*)
국회에서 1%포인트 삭감함에 따라, 2%가 된 거죠. 다시 말해, 3%에서 2%를 뺀 1%가 깎인 거죠. 그래서 그 1%
뒤에 P를 붙여 준겁니다.
다시 설명하면, 기준이 같은 퍼센트를 직접 비교할 때 퍼센트를 보통의 숫자와 마찬가지로 서로
더하거나 뺄 수 있는데, 이때 두 퍼센트의 차이를 퍼센트 포인트라고 합니다.
또 하나 예를 만들어보면, 올해는 공무원 봉급이
2%만 올랐고, 내년에는 20%가 오른다면, 2년 사이에 22%P 오른 거죠.(20% +2%이므로...) 그런 꿈이 이뤄지길
기대하면서...^^*
말 나온김에, ‘포인트’도 좀 알아보죠. 영어로 point는 일반적으로 점이나 위치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퍼센트
포인트에서의 포인트는, ‘퍼센트가 아닌 숫자로 나타낸 양의 변화량’을 말합니다. 곧, 어떤 ‘변화’를 말 할 때는 ‘포인트’가 곧
‘변화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모발]
며칠 전 시장에서 샴푸를 하나 샀습니다. 병에 붙은 광고를
보니, ‘천연원료를 써서 모발이 상하지 않습니다.’라고 쓰여 있더군요. 꼭 모발이라고 써야하나...
모발(毛髮)은 사람의 몸에 난 털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꼭 머리에 난 털인 머리카락만을 이르는 게
아닙니다.
머리카락만을 가리키는 단어를 굳이 찾자면 두발(頭髮)이 맞겠죠. “머리카락의 질이나 상태”를 이르는 게 ‘머릿결’이잖아요.
천연원료를 써서 머릿결이 상하지 않고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말이잖아요. 그럼 당연히 ‘머릿결’을
써야죠. 왜 이런 좋은 우리말을 두고, 굳이 ‘모발’을 쓰는지... 저 같으면, ‘천연원료를 써서 모발이 상하지
않습니다.’ 대신 ‘천연원료를 써서 머릿결이 곱습니다.’나, ‘천연원료를 써서 머릿결에서 윤이 납니다.’라고 쓰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우리말, 우리글을 쓰자고 하면, 어떤 분들은, “당신은 영어도 못하고 한자도 몰라서 그런다. 한자나
영어를 쓰면 의미전달이 훨씬 잘 된다.“라고 강조하는 분이 계십니다.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글, 우리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뭘 하겠다는 건지... 오늘도 행복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