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편지는 어제 어머니와 제가 나눈 대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할게요.
아들 : 잘 다녀오셨어요? 언제쯤 저희 집으로
가실까요?
어머니 : 시방!, 시방 힝허케 가자.
아들 : 예? 그래도... 좀 쉬시고...
어머니 : 납신거리지 말고, 시방
가자. 새살새살하는 원준이도 보고 싶고... 애들이 감쳐 여기에 못 있겠다.
아들 : 예...
어머니는 시골에서만 70년을 넘게 사신 분이라서, 나름대로 우리말을 많이 알고 계십니다. 짧은 대화지만, 몇 가지 짚어볼게요.
시방
: 時方, '지금'과 같은 뜻. 표준말.
힝허케 : '힁허케'로 쓰고, [힝허케]로 발음함. 중도에서 지체하지 아니하고 곧장 빠르게 가는
모양. 표준말.
납신거리다 : 입을 빠르고 경망스럽게 놀려 말하는 모양. 표준말
새살새살 : (아이가) 샐샐 웃으면서 재미있게 자꾸
지껄이는 모양. 표준말
감치다 : 어떤 사람이나 일이 눈앞이나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감돌다. 표준말
어머니가 하신 말씀은
모두 표준말이지만 잘 모르시는 말도 있죠?
쉽게 풀어보면,
아들 : 잘 다녀오셨어요? 언제쯤 저희 집으로 가실까요?
어머니 :
지금!, 어디 들르지 말고 지금 바로 가자.
아들 : 예? 그래도... 좀 쉬시고...
어머니 : 잔소리 말고, 지금 가자. 손자가
옹알거리는 것도 보고 싶고, 애들이 눈에 선하다.
아들 : 예...
다 이해되시죠? ^^*
[병충해가 많이 발생]
어제 논에 나갔더니 벌써 새끼치기를 시작했더군요. 실은 어제 아침 뉴스에 “예년보다 빨리 애멸구가
퍼지기 시작해서 병충해가 많이 발생했다”라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나간 거였습니다.
다행히 제 눈앞에 있는 모들은 모두 잘
자라고 있더군요. ^^*
방송에서, ‘병충해’와 ‘병해충’을 잘못 구별하여 헷갈리게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해충’은
병(균)과 해충을 합친 말입니다. “예년보다 빨리 병해충이 발생했다”라고 말할 수 있죠. ‘병충해’는 병해와 충해를 합친 말입니다.
“올해는 도열병이 심해 병충해가 컸다”라고 말할 수 있죠.
‘병충해’와 ‘병해충’을 같이 써 보면, “올해는 병해충이 많이 발생해서
병충해가 클 것 같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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