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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독농가/간발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4. 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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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에 계시는 높으신 분들은 왜 어려운 말을 쓰려고 노력할까요? 큰 행사에 가면 높으신 분들이 인사말을 하는데, 거지반 "OO해 주신 데 대해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라는 말을 합니다. '감사를 표합니다'라는 표현도 이상하지만, 왜 하필 '심심한 감사'일까요? 짜고, 맵고, 쓰고, 다디단 감사도 있을법한데... ^^*
다 아시는 대로, 여기에 쓰인 '심심하다'는,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뜻으로,
심할 심(甚) 자와 깊을 심(深) 자를 씁니다. 따라서 '심심한 감사'는 '심하게 깊은 감사'라는 말이 되죠. 어떤 분은 '심심'이 마음의 표현 정도가 깊다는 뜻이므로, 깊을 심(深) 자와 마음 심(心) 자를 쓰는 것으로 알고 계시던데요. 심심은 甚深입니다.
그러나
"OO해 주신 데 대해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라는 말보다는,
"OO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 하는 게 더 좋지 않아요? ^^*
우리말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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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다 : 꿀이나 설탕의 맛과 같다는 뜻의 형용사
다디달다 : 매우 달다는 뜻의 형용사

 

'독농가'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저는 처음 이 단어를 보고, 혼자서 농사를 짓는 獨농가로 생각을 했습니다. 혼자서 농사짓기 힘드니까 정부에서 독농가 지원을 많이 생각하나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독농가'는 篤農家더군요. 도타울 독 자를 써서 모범 농가라는 뜻이죠.
일본어 사전을 보니, '독농가'는 없고, '독농'만 있는데, とくのう[도꾸노우]로 "독실한 농사꾼"이라고 나와 있더군요. 이런 일본말 찌꺼기를 왜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농사를 열심히 짓는 착실한 사람. 또는 그런 집"을 '모범 농가'나 '우수 농가'라고 하면 누가 잡아갈까요? 아니면, 관공서의 권위가 떨어질까요? 그것도 아니면, 남들이 모를까 봐 그렇게 멋진(?) 일본어 찌꺼기로 국민을 배려하는 것일까요? 제발 관공서부터 일본어 찌꺼기를 쓰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일본어 찌꺼기나 쓰고 있으니, 일본者(여기에 쓴 者는 놈 자 자 입니다.)들이 우리를 헤프게 보고 심심하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나대죠. 어제는 뭐 독도 주변을 측량한다면서 설치고...
우리말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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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을 보면, '독농가'를 '모범 농가'로 순화하고 비슷한 단어로 '근농가'와 '역농가'를 들어놨습니다. '근농가'를 보니, "농사를 부지런히 짓는 집안. 또는 그런 사람"라 풀어놓고, 비슷한 단어로 '독농가'와 '역농가'를 들어놨습니다. 독농가는 일본어투 말이니 '모범 농가'로 순화해서 쓰거나, '근농가'나 '역농가'로 쓰라는 말이겠죠.

 

"아깝다... 간발의 차이로 놓쳤다..."
간발... 몇 걸음 안 되는 차이, 몇 발만 먼저 디뎌도 얻을 수 있는 그런 차이...
간발을 그렇게 알고 계시는 분이 많으시더군요. 간발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간발은 일본말 찌꺼기입니다. 간발(間髮, かんはつ[간바쯔])은, 사이 간 자와 터럭 발 자를 써서, "터럭 하나 차이"라는 뜻으로, 아주 작은 차이를 뜻하는 일본어투 말입니다. 언제쯤 우리말편지에서 일본어 찌꺼기를 보내지 않아도 될까요? 여기저기 사전에서 찾은 아름다운 우리말만 소개하고 싶은데... ^^*
우리말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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