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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면’ 병 나요

건강생활---------/맘대로달리기

by 자청비 2008. 4. 2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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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면’ 병 나요

 

[중앙일보]



‘발이 천근만근이다’.

천근이면 0.6t이요, 만근이면 6t이나 되는데 타당한 말인가. 하지만 발의 피곤함에 비한다면 이 말은 그리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예컨대 70㎏인 사람이 살짝 점프를 하면 20%의 무게가 더해져 발에 85㎏의 하중이 걸린다. 8000보만 걸어도 1000t의 무게가 발을 짓누르는 셈이다.

건강을 위해 달리는 사람들에게 발은 인체 내에서 가장 노동량이 많은 부위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의외로 발질환이 많다. 손상은 무릎>발과 발목>허리>엉덩이관절(고관절)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우선 언덕을 달린 후 통증이 심하고, 붓기까지 한다면 연골연화증을 의심한다. 이 질환은 무릎의 뚜껑뼈인 슬개골 아래쪽 연골이 균열 또는 마모되면서 나타난다.

족저근막염도 흔하다. 족저근막은 발꿈치에서 발가락까지 이어지는 발바닥의 두꺼운 섬유 결합조직. 발바닥의 스프링 역할을 하며 충격을 흡수한다. 아스팔트처럼 딱딱한 바닥에서 충격이 계속되면 이곳이 늘어나고 찢어지면서 염증을 일으킨다.

달리기 거리를 갑자기 늘리거나 언덕에서 과훈련(오버 트레이닝)을 한 사람에게선 아킬레스 건염 발생 우려가 높다. 내리막길이나 좁은 실내 공간에서 심하게 훈련을 할 경우 장경인대(허벅지 바깥쪽을 따라 연결된 긴 인대)가 늘어날 수 있다. 이 밖에도 발목 염좌(삐는 것), 정강이 통증 등 운동을 방해하는 발질환은 많다. 따지고 보면 달리기는 결코 쉽게 할 수 있는 안전한 운동이 아닌 것이다.

무릎과 발질환 예방을 위한 첫 번째 수칙은 ‘체간’으로 달리는 것.

몸을 나무에 비유하면 체간은 동체, 팔은 가지, 다리는 뿌리다. 그런데 달릴 때 체간이 아니라 다리의 근육에만 의존하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되면 상반신과 하반신이 제각기 움직여 효율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쉽게 피로해진다. 당연히 다리와 발 관절의 노동 강도가 세지면서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커진다.

체간으로 달리려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한 줄이 돼야 한다. 머리를 숙이지 말고, 허리는 곧게 세우며, 몸이 지면과 수직을 이뤄야 한다.

달리기 초보자라면 평소 걸음보다 보폭을 반 정도 줄여 종종걸음을 해보자. 보폭이 30㎝ 미만일 때는 앞꿈치가 땅에 닿은 뒤 바로 뒤꿈치가 닿게 하고, 보폭이 50㎝ 이상이면 뒤꿈치부터 닿게 해 앞꿈치로 킥을 한다.

언덕을 올라갈 땐 발끝을 보며 달리면 피로감이 훨씬 덜하다. 경사가 20도 미만일 땐 뒤꿈치가 먼저 닿도록 하고, 20도 이상이면 앞꿈치가 닿는 순간 바로 뒤꿈치 발목에 힘을 빼고 바로 닿게 한다. 특히 발목 손상이 많은 내리막길에선 가능한 한 보폭을 줄이고, 키를 낮춰 가속도를 줄인다.

화사한 가로수 꽃길을 달리는 기분은 봄철 마라톤의 묘미다. 하지만 발 손상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달리는 요령을 배워두는 것이 발에 대한 예의다.

도움말:이경태 교수(을지대병원 족부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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