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과바람 제10호
내일의 기억 노르스름한 황사 속에 갇혀버린 한라산처럼 2평 남짓한 사무실에 갇혀 시들어가는 꿈 흐릿해진 산 그림자처럼 점점 희미해지는 젊은 날의 꿈 이젠 꿈을 꾸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다 도심 속 공원을 뒤덮은 송홧가루에 머리가 터질 듯하다 파친코와 미나리가 캡틴 에이를 앞세우고 날아간다, 덩달아 짧은 지느러미를 파닥거리며 복어가 하늘을 향해 힘껏 몸을 내던졌다 시간은 구름처럼 흘러가고 세월은 바람에 흩어지는 민들레 홑씨처럼 퍼져간다 말랑말랑해진 봄바람이 내 몸을 휘감는다 혈관 따라 떠돌던 꽃씨가 어느새 심장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 유 령 희뿌연 미세먼지가 되어 도시를 휘감고 있다 널따란 크렘린 궁처럼 빌딩들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어제도 입을 열지 못했다 목구멍까지 다다른 말이 혓바닥..
한라의메아리-----/문예창작 모음
2021. 8. 4. 06:51